검정 차는 언제 봐도 간지입니다. 특히 검정 차에 검정 휠은 정말로 잘 어울립니다:)
눈 오는 날에도 반짝반짝한 걸 보면 차주님의 애정이 듬뿍 느껴지는 차량입니다.
와이퍼가 더듬이처럼 나와 있는데, "만세~"라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시리도록 하얀 눈밭과 남빛 하늘은 백진주색의 몸매를 뽐내기 위한 배경인 듯 잘 어울립니다.
모닝 시리즈 중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동그란 헤드라이트인데...
모자 쓴 할아버지처럼 보입니다.
초밥은 역시 박스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눈이 쌓였는데 왠지 따뜻해 보입니다. 초밥튠이라고 말해도 좋을 만큼 잘 어울립니다.
이상하게 평소에는 레이만큼 쏘울이 많이 보였는데, 오늘 나가서는 눈에 띄지 않았네요.
네 이름은 오늘부터 '흰둥이'야.
까만 신발이 잘 어울립니다. 쿠앤크 쿠앤크
보닛 위에 쌓인 눈에 두 팔을 벌리고 엎어져서 사람 모양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초밥튠은 경차가 예쁘네요. 마크리도 많이 보였지만, 차주님들이 부지런했거나,
빨리 퇴근하셨는지 눈이 치워져 있는 차량만 보여서 찍지 못했습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눈 먼저 치우려다가, 귀여워서 사진을 찍겠다고 카메라를 들고 나왔는데, 린씨는 이때까지만 해도 이후에 일어날 상황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사진보다 실제로 보는 게 더 귀엽습니다.
물론 경차가 아니라서 귀여움의 강도가 약간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 안녕?ㅎㅇㅎㅇ
- 됐고 이거 좀 치워..
- ㅈㅅ ㅇㅇ

눈이 내린지 오래 되어 얼어붙었을까 걱정이 되어 사진은 이쯤 찍고 눈을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생각하기로는 '그냥 손으로 슥슥 밀면 떨어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손으로 밀어도 밀어도 눈이 나옵니다.
슥, 슥, 슥, 스르륵, 폭.
슥, 슥, 슥, 슥, 스르륵, 폭, 폭.
슥, 슥, 슥, 슥,
...
손으로 눈을 치우다가,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시동을 켜려고 하는데, 문이 열리면서 쩍 하고 얼음 떨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앞창문쪽으로 히터를 틀고, 뒷창문 열선도 켭니다. 혹시나 해서 장갑을 들고 나온 게 정말 다행입니다. 안 들고 나왔으면 동상 걸릴 뻔 했습니다.
눈을 치웁니다. 계속 손으로 밀다 보니 걱정이 됩니다.
"이렇게 손으로 밀면 얼음과 장갑 때문에 스월 생기지 않을까?"
지금까지 극세사로만 닦아줬는데...미안해 ㅠㅠ
스크래치는 둘째치고 이대로 얼어 버리면 수습이 안 될 것 같아서 눈물을 머금고 치웁니다.
루프는 손이 닿지 않아서, 트렁크에 넣어 두었던 비장의 무기를 꺼냅니다. 2주 전 와이퍼 갈면서 넣어둔 헌 와이퍼.
스월 생기지 않게 최대한 살살 밀어줍니다. 눈 입자가 잘아서 잘 뭉쳐지지 않아, 지붕 위의 두꺼운 눈이 회 떠지듯 얇게 슬라이싱되어 떨어집니다.
어느 정도 수습이 된 후의 사진입니다.

와이퍼에 얼어붙어 있는 눈은 더이상 수습할 수가 없습니다.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겠습니다.
보닛 위의 눈도 더 이상 치워지지 않습니다. 시동 15분 넘게 걸어 놨는데도 하얗게 쌓여 있습니다.
와이퍼를 세워놓고 보니 다음 번에는 직선 말고 곡선으로 된 와이퍼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곡선형이 훨씬 예쁜 것'
같습니다.


차 바깥 풍경
안은 히터를 틀어서 후끈후끈합니다. 엉따도 켜둘까 생각했는데, 혹시나 모를 방전의 위험이 있고 딱히 춥지 않아서 엉따는 패스 ㅋ



이하는 잡다한 눈 풍경입니다. 사내 카메라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주차장 주변 풍경만 있습니다.
눈은 언제나 좋은 것 같습니다. 녹으면 시커멓고 질척질척해져서 보기 좋지 않지만, 올때만큼은 기쁩니다.
아직 아무에게도 밟히지 않은 하얀 눈을 뽀드득거리며 밟는 재미도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