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의 아이들 블러디드 3>
신경을 제대로 쓰고 있지 못했는데 한참 전 3이 출간되어 있었다.
전민희 작가님의 문체는 여전히 아름답다. 왁자지껄한 네냐플과 분주한 아노마라드 거리를 상상하며 즐겁게 읽었다.
오를란느 공국은 프랑스와 느낌이 비슷하다. 콧소리가 들어가는 어려운 발음의 이름이라던가, 에투알(étoile)이라는 명칭이라던가.
이스핀과 막시민 둘다 말을 빠르고 길게 다다다다다다 하는 편이라 글을 읽다 보면 누가 하는 이야기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특히 말을 꼬아서 하거나 돌려서 하는 게 비슷한 타입. 전작 데모닉에서 막시민과 리체가 투닥투닥할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말이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비밀이 너무 많아서 3권을 읽었는데도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다.
막군의 출생의 비밀은? 이스핀은 원하는 물건과 사라진 오빠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표지 일러스트 너무 마음에 안 든다. 왜 저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을 사용했을까. 책 살 때 따라온 미니북, 책갈피, 마우스패드는 나름 굿즈라서 버리지도 못하고 책상 한 구석에 쌓아두었다. 3권 표지를 당당하게 차지한 저 흡혈귀같은 창백한 안색의 남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겠다. 설마 카스티유 경?
<슬레이어즈 1,2,3>
칸자카 하지메의 소설판이 새로 간행되었다기에 읽어 보았다. 라이트 노벨이라는 단어가 존재하기 전에 쓰여진 책인데 라이트 노벨 판형으로 발간되어 라이트 노벨 코너에서 팔리고 있다. 3권 단위로 표지그림이 연결되기에 우선 3권만 샀다.
슬레이어즈 시리즈는 SBS에서 상영했던 TVA와 극장판을 몇 개 챙겨본 이외에는 없고, 소설판 또한 이번에 처음 읽어본다.
리나 인버스의 1인칭 시점으로 쓰여져 있는데 문장이 빈약하다. 작가가 글을 잘 쓸수록 머릿속에서 더 생생하게 상상하면서 읽을 수 있는데, 간략한 묘사와 상황 설명이 많아 상상하는데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책은 그다지 좋은 점수를 주기가 어렵다. 룬의 아이들을 읽고 나서 읽었더니 더 비교가 된다. TVA를 보지 않았으면 정말로 읽기 어려웠을 것 같은 책.
20년도 더 된 책이다 보니, 소위 '오덕체'로 느낄 만한 문장이 종종 발견된다. 예를 들면, 이런 것.
푸욱!
...나는 조금 상처 입었다.
10년 전이었다면 어떻게든 읽을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항마력이 필요하다. 손발이 오글오글.
작가의 말에는, 독자에게 받은 팬레터에 '아빠가 추천해 줘서 읽었다' 라고 쓰여 있었다는 내용이 있었다.
리나, 생각보다 덜 사악하다. 재잘재잘되는게 귀엽다.
가우리, 생각보다 다정하다. 바보 가우리와 예리한 가우리가 왔다갔다 하면서 묘사되는데 읽다 보면 동일인물인지 의심이 된다.
제르가디스, TVA에서는 잘 생기고, 성우 목소리도 멋있게 나왔는데 소설판 묘사는 그다지 멋있지 않다.
세일룬 왕국으로 향하는 도중에서 3권이 끝났다. 책 자체는 마음에 들지 않는데 아멜리아와 피리오넬 왕자님(...)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기 위해 단행본을 사야 하는지 심히 고민된다. 그 파트가 끝나더라도 제로스 나올 때까지 참고 읽을 수 있을지.
당분간 구매계획은 보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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