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한 바닥의 열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이불의 장점이다.

다만, 펴고 개는 게 너무 귀찮다. 이불을 펴고 갤 때마다 침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돌침대가 인기인 걸까? 이불을 펴고 개지 않으면서도 온돌을 느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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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의 상징인 그 식물. C(또는 D)로 시작하는 그것.
검색어 유입을 막기 위해 이 글에서 직접적인 이름은 언급하지 않고 C로만 지칭하겠다.

C를 주고받는 것 자체는 감사의 표현으로 좋은 의미라고 생각한다.
살아 있는 생물은 금방 스러지고 관리하기 힘드니 인공물을 선물하는 것도 이해한다.

그러나 몇몇 아이템은 기획 의도를 잘 이해하기 어렵다.

종이로 만든 사람 키만한 대형 C. 만든 사람은 기분이 좋으나 받은 사람은 막상 처치곤란인 대형 쓰레기 아닌가?

어린이에게 C를 형상화한 머리띠를 씌우고 몸에 감사하다는 글씨가 적힌 대형 리본을 묶는 것. 사진을 찍은 사람은 귀엽다고 찍었겠지만 왜 어린 자식을 이용해 대리효도를 하는 것인가? 그렇게 아이템을 장착하고 싶으면 자기 몸에다 할 것이지 말이다. 쓰레기는 덤이다

C 모양의 브로치. 솔직히 말해서 생긴 게 구리다. 평소에 달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사실 C는 굉장히 아름다운 식물이다. 그런데 C를 형상화한 도안들을 보면 실제 생김새와 다르게 만들어 놨다.
빨간 색에 뾰족뾰족하면 다 되는 줄 아는 듯.

C그림이 있는 수세미를 뜬다는 글도 많이 봤다.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힘을 내서 설거지하시라는 뜻인가.

왜 이런 상품들이 나오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받는 사람이면 기분이 나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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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라는 것은 고대부터 부모들이 늙고 기력이 없어졌을 때를 대비하여, 노후의 생존을 위해 어릴 적부터 자녀에게 주입시킨 세뇌교육의 일종이 아닌가 생각을 해 본다. 요즘 말로는 소위 가스라이팅이라고 하는 것 말이다.

흔히들 낳아 주고 길러 준 은혜라고 표현하지만, 자식을 만들고 낳는 것은 그것이 부모가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간에 부모 자신의 행위에 의한 것이며 자녀의 의사는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좀 심하게 말을 하자면 자녀는 쾌락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요즘은 난임이 많아서 그렇지 않은 경우도 굉장히 많지만, 어찌되었건 자녀를 낳는 것이 부모의 행위에 의한 것임에는 차이가 없다.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가 없는 아이를 양육하는 것은 부모로서 당연한 일이다. 생명체를 만들어 낸 데에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

반면 아이는 비록 그것이 본능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부모에게 무한한 신뢰와 사랑을 바친다.
자신의 부모가 못생겼거나, 돈을 잘 벌지 못하거나, 살인자라도 상관이 없다. 부모는 아이에게 세상 그 자체이자 우주이기 때문이다.

'내리사랑은 있지만 치사랑은 없다' 라는 말은 이러한 자녀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단번에 무시해 버리는 오만함이 철철 흘러 넘치는 표현이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부모가 자녀에게 해 준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감사하는 것은 수긍하겠지만,
갚을 수 없는 은혜라던가 등의 거창한 수식어로 생색을 내지 말아야 한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인간 대 인간으로서 부모가 자녀에게 해 준 것이 없다면 생물학적 창조자라는 이름만으로 자녀에게 대접을 받으려는 태도는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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