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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1.06.29

접대용은 어떻게 하고 얘가 나온거야?
계속 무리해서 컨디션이 나쁘다더라.
다른 애 없어?
말려. 빨리 화제를 다른 데로 돌리라고!
헐..

...

떼쟁이, 고집불통, 바보, 인내심 부족, 어른답지 못해.
응. 응. 응. 응. 응.
조언을 해 주고 싶었던 것 뿐인데 좋게 받아들이면 되잖아? 왜 발끈한거야?
자기개발서에 써 있는 잔소리 같은 건 듣고 싶지 않아. 그런 알맹이 없이 겉만 화려한 말은 나라도 할 수 있단 말이야.

진정하고, 밖에서는 애 같이 굴지 말라구. 다음에는 상태가 나쁘면 약속을 취소하도록 할게.
...알았어.

 

11:00 접종.

16:00 접종부위 부근 팔이 뻐근해짐

18:00
체온 36.7도. 평소에 기초체온이 높고, 종종 이 정도까지 체온이 올라가므로 면역 반응과 관계가 적을 것으로 생각됨.

22:00 아직까지 별 이상 없음. 컨디션도 평소와 차이 없음.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젊을수록 면역 반응이 격렬하여 아프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다.
나이가 들어서 좋은 점이 하나 더 추가되었습니다. :DDDD

#
명예훼손으로 게시물이 임시조치되었다는 메일이 왔다.
https://aisprine.tistory.com/1454

특정인의 이름을 명시적으로 기재한 것도 아니고, 쌍시옷 들어가는 욕을 한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교회체'로 한 마디 하자면,
이런 변두리 블로그에 끄적인 혼잣말을 게시 중단 신청할 시간에
교회와 개신교인 - 나도 포함 -들은 자신들의 악함과 정결하지 못함을 회개할지어다.


복원신청, 완료.

#
1대1 영어회화를 하기로 했다.
영어회화, 대형 면허, 바리스타 국제자격증을 고려했다. 세 가지 다 하면 좋겠지만, 돈이 없다.

영어회화는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잡 인터뷰를 위해. 잡 인터뷰가 아니더라도 일상 생활에서 종종 쓰이니까.

대형 면허는 그냥 폼나서 가지고 싶었다. 모든 탈것을 조종할 수 있는 면허증을 좋아한다. 멋있으니까. 탈것이 크면 클수록 더 멋있다.
그러나, 취득하더라도 당장 운전할 버스가 없고, 사람마다 다르지만 열 번 넘게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보류.

바리스타 국제자격증은 따 놓으면 나중에 카페 알바라도 할 수 있을까 하고 고려했으나,
수업 듣는 가격과 시험 보는 가격이 너무 비싸서 다음에 하기로 했다.

#
하루에 8km정도씩 걸어다녔는데 비가 오니 걸을 수가 없다.

발 젖는 것을 싫어하고, 비가 내릴 때의 습한 공기를 싫어한다.

어떻게든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

 

#
망했다.
오후에 간 마트에서 즉흥적으로 저녁은 짜장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문제였나.
냉동실에 보관되어 있던 카레용 돼지고기는 한두 시간 안에 냉장실에서 해동될 것이 아니었다.
이미 잘게 썰어 볶은 야채는 잘 익어 있어 고기를 투입해야 할 상태인데, 고깃덩어리는 마치 전체가 원래부터 하나로 된 덩어리였다는 것처럼 나눠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 하루 종일 아무 것도 먹지 않아서 배가 고팠다. 선택을 해야 했다.

고기가 천천히 익을 정도의 약한 불에서 열에 의해 녹는 것을 기대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고깃덩어리를 통째로 투하했다.
10초 정도 지났나,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백질이 열에 의해 하얗게 변형되었지만, 고기 조각은 전혀 분리되지 않았다. 몇 번 뒤집어 보다가 생각을 바꿨다. 힘으로라도 분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고기를 볶고 있던 주걱으로 쾅쾅 내리쳤다. 희게 익은 겉부분이 포슬포슬하게 약간 떨어져 나갔을 뿐, 여전히 냉동된 카레용 돼지고기 조각들은 견고하게 하나의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요리를 못 하는 사람들은 레시피를 무시하고 요리를 한다" 라는 말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요리를 못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레시피를 무시한 것은 아닌데 왜 이 말이 생각났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이 상태로 포기해 버리면 대략 어른 주먹 하나 반 정도의 거대한 고기 덩어리의 바깥쪽은 익고 안쪽은 익지 않은 음식물 쓰레기가 만들어질지도 모른다. 고기는 비싸니까, 이대로 보낼 수 없다.

쾅쾅! 쾅쾅!
옆집에 사시는 분, 혹시 퇴근하셨다면 휴식에 방해를 드려서 죄송합니다.

원래의 고기조각끼리의 분리가 되지 않는다면, 겉부분의 익은 고기를 계속 내리쳐서 사과 깎듯이 깎아내는 수 밖에 없다. 떨어져 나간 고깃조각은 얇고 불규칙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엄청 맛 없어 보인다. 어차피 짜장을 풀면 안 보이니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20분 정도의 사투 끝에 냉동 카레용 돼지고기 덩어리는 너덜너덜한 고깃조각 더미로 변형되었다.
다행이다. 고기를 버리지 않을 수 있게 되어서.

냉동 고기는 절대로 냄비에 넣어서 녹이지 말 것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아, 짜장은 그럭저럭 먹을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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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자려고 누웠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벽걸이 에어컨과 에어컨 호스 연결부에서 나는 소리다.

사각사각.

본능적으로 알았다. 이건 바퀴벌레다.

우리 집에는 그리마가 산다. 몇 년 전에는 바퀴벌레가 나오기도 했지만 맥스포스겔의 도움으로 모두 퇴치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리마와 바퀴벌레는 상극이라니 그리마가 살면 바퀴벌레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런 것은 아닌가 보다. 눈에 띄는 그리마를 굳이 살려보낸 보람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무시하고 자려고 했는데 정말 끈질기게 소리를 내고 있다. 벽지라도 뜯어먹는 거야 뭐야.
불을 켜 보니 4cm는 족히 넘는 왕바퀴벌레가 에어컨 호스와 벽지 사이에 껴서 더듬이를 쫑긋거리고 있다.

벽지가 영양분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백악기부터 살아오려면 저 정도의 생명력은 필요한 것 같다.

에프킬라가 없다. 종이 같은 걸로 처리하기에는 크기가 너무 크다. 에어컨 아래쪽에는 플스를 포함한 애장품들이 있어서 자칫하다간 그 위로 떨어지게 된다. 이렇게 된 이상 조용히 어딘가로 사라져 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일단 불을 켜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 오전 다섯시 반인데, 제발 어두운 곳으로 가라.

사각거리는 소리가 사라져서 보니 없어졌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불쾌한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낮에 맥스포스겔을 낭낭하게 뿌려줘야겠다. 전에 사 놓은 약은 너무 오래된 것 같은데 약국에 파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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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업 선크림을 사 봤다.
마스크가 필수인 코로나 시대에 비비크림이나 파운데이션은 금지다. 마스크를 썼다 벗으면 마스크 모양대로 자국이 남는다. 특히 대각선으로 생긴 마스크 끈 모양은 수염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묻어나더라도 흔적이 남지 않는 선크림을 사용해 왔다. 잡티 커버 기능 같은 것이 전혀 없는 순수한 자외선 차단제다. 밖에 나가서 마스크 벗을 일이 그리 많지도 않다.

백신 접종 후 사람들을 만날 일정이 있다. 거의 쌩얼에 가까운 얼굴로 나가기에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적어도 후줄근한 느낌을 줘서, 같이 이야기하는 것이 부끄럽게 여겨질 정도는 아니어야 한다. 그래서 구매한 톤업 선크림이다.

톤 업(tone up). 밝기를 한 단계 올려준다는 뜻이겠지 하고 눈꼽만큼 짜서 얼굴에 발라 본다.
바른 부분의 피부색이 달라졌다. 아, 이건 많이 바르면 안 되겠구나.
바를 수 있는 최소한의 양을 얼굴에 발랐다. 정말 피부 위에 얇디얇게 펴바른 정도?

거울 속에 가오나시가 있다.

립밤을 발랐는데 뭔가 부자연스럽다. 나는 선크림을 원한 거지 파운데이션을 원한 게 아니란 말이다.

요즘 젊은이들의 피부가 흰 편이기도 하지만, 화사하다는 미명하에 지나치게 희게 만드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
빵떡같이 흰 얼굴에 붉은 입술, 눈가도 붉게 칠하는 메이크업이 몇 년 전 유행하기도 했다.
그래서 보통 피부톤이라고 사서 얼굴에 발라보면 허옇게 뜨고, 어두운 피부톤이라고 해서 발라보면 어둡고ㅠㅠ

그러니까, 이 선크림은 어떻게 발라야 하는 거지.
그냥 이것이 톤업이다 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

으아아

 

※ 사실 이건 그림으로 그려야 제 맛인데 귀찮다.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택해야 할 때.

 

아, 부품처럼 일하면서 망가지는 거 말고,
자율적으로 자유롭게 일하고 싶다.

 

 

#
모든 공학의 어머니인 물리학 전공의 괴로움.
공학 또한 여기서 뻗어나간 세부 분야인데, 기업들은 공학 전공자를 우대한다.

원하는 전공을 CS, EE, CE 등으로 명시해 놓는다.
내용을 읽어보면 굳이 그런 전공을 하지 않아도 할 수 있을법한 업무도 포함해서 말이다.
어차피 회사 들어가면 학교에서 배운 것과 관계없이 다시 교육받아야 할텐데 말이다.

이렇게 말하면 모든 것의 시초인 수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매우 섭섭할 것이다.
자연계 좀 우대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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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대세가 파이썬인가 보다.
데이터분석이나 시뮬레이션 파트 모집요강에 보면 파이썬이 꼭 들어가 있다.
학교 다닐 적에는 particle simulation 할 때 포트란이나 IDL을 썼다. 요즘은 파이썬으로 하는지 궁금해졌다.
C계열이나 JAVA, R은 진짜 살짝 맛만 봤는데 파이썬은 만져 본 적이 없다. 강좌나 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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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가 들어가는 공무원이나 연구소는 대부분 박사 학위를 요구한다.
'석사'를 요구하는 데도 있지만 선발하는 인원수나 직무기술서를 보면 석사 나부랭이는 원하는 것 같지도 않다.

내가 연구를 해서 학계에서 성공할 만큼 똑똑하지 않다는 것을 일찍 깨달았고,
교수님이 학생을 졸업시키는 데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타입이라는 걸 알았으며,
학교에 남아 있는 것이 마음건강에 좋지 않았기 때문에 적당히 졸업을 했는데, 이럴 땐 학위가 없는 게 좀 아쉽다.

물론 목적없이 흘러가는 대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박사 학위 취득을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 건강 악화, 주변인과의 분쟁 및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정신적 고통을 거의 필연적으로 수반하며 힘들게 박사 학위를 얻었다 하더라도 학위과정에서 한 것들로 먹고 살 가능성은 더욱 낮기 때문이다.
박사 학위 취득에는 엄청난 각오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모든 박사 학위를 가진 분들을 존중하며, 만나면 박사님이라는 호칭을 꼬박꼬박 붙여서 불러드리며 대신 밥을 얻어 먹는다. 내가 밥을 사 주는 대상은 불쌍하고 가여운 대학원생들까지만이다. 졸업해서 박사가 되면 얄짤 없다.

링크드인 프로필을 업데이트 해봤다.

2016년에 도망을 시도할 때 써 뒀던 직무기술서가 도움이 많이 되었다.
막상 그 당시에는 헤드헌터들한테 전화번호만 털리고, 내가 원하는 회사 정보를 얻지 못해서 별로였지만.

경력만 보면 입사부터 퇴사까지 완전 그 분야에서 뼈가 굵은 전문가처럼 보인다.
사실은 제대로 아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다.

과거에 했던 일들은 기억이 잘 나는데 최근 경력으로 올수록 무슨 일을 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아마 조직 개편 및 부서 이동이 개판이라서 그랬을 수도 있고, 정신적으로 몰려서 뭘 해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게 되어서일 수도 있다. 원하지 않았던 중국을 가면서부터 괴로워졌고, 일도 거지같이 하기 시작했고, 진급도 밀리고, 성격도 파탄나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로부터 기억이 잘 안 나는 걸 보니 얼추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타사의 채용공고를 보니 이런 업무를 하드웨어 엔지니어라고 하나 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는 말은 많이 들어 봤는데 하드웨어 엔지니어라고 쓰니까 어쩐지 멋있어 보인다.
실제로 하는 일은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 X같음

개발했던 것들 중에 기억이 나지 않는 것들이 많아서 구글링을 했더니 익숙한 단어들이 나오는데 PTSD가 오려고 한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회사나 국가나 근무환경을 바꾸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내면의 목소리가 "응 아니야" 하는 것 같다.

FAB에서 가능한 멀리 도망가고 싶어.
기껏 도망나왔는데 동종업계 이직금지의 올가미에 다시 걸리고 싶지는 않아.

제발.

지금까지 검토한 것들.
유사업계에 가서 다음 계획을 세우는 게 그나마 제일 나은 것 같다.

진로 장점 단점 비고
동종업계 이력을 살릴 수 있음 재미 없음 x같음 화학 약품에 노출되기 때문에 암 발병 가능성이 있음

우울증 걸릴 수 있음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 동종업계 이직제한의 족쇄가 다시 걸림
  나이 들어서 일하기 어려움
유사업계 이력을 약간 살릴 수 있음 나이 들어서 일하기 어려움  
동종/유사업계 해외취업 워라밸(희망사항) 지금까지 쌓아온 인간 관계 단절. 아프면 구해줄 사람이 없음  
  인종차별  
  자유도가 떨어짐  
  비자 회사 잘리면 체류하기 어려움
영어 영어 같은 업무를 한국어로 할 때 2배 이상 효율적임
IT업계 재미있을 것 같음 나이  
자유로운 이직 재교육이 필요함  
  적성을 많이 타는 업계  
  나이 들어서 일하기 어려울지도 모름  
공무원 안정성 적은 월급  
  재미없을 것 같음  
  자유도가 떨어짐  
  시험을 쳐야 함  
시험 합격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음 실적이 개인 업무능력에 좌우 붙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함
나이 들어서 일할 수 있음 업계의 불황
학원 강사 진입이 용이함 말을 많이 해야 함  
  고객의 갑질  
  교육인구 감소에 따른 업계 불황  
  결국 나이 들면 자기 학원을 차려야 함  

#
PS4 base의 마지막 궤적 시리즈겠군. 여기까지만 플레이해야겠다 라는 다짐으로 <시작의 궤적>을 구매했었다.

오랜만에 영웅전설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알았는데 <여의 궤적>이 출시되었다고?
칼바드 공화국이 배경인데 피 클라우젤이 나온다고?

...할 뻔 했으나 아직 한글화가 되지 않아서 다행이다.

 

#
궤적 시리즈까지만 하고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1. 진부한 스토리 전개
실컷 싸우면서 패배할 것 같은 상황에서 '거기까지다'를 외치며 난입하는 조력자 덕분에 승리를 거두게 된다거나,
나쁜 놈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사정이 있는 놈이라 마지막에는 적이 아니게 된다거나,
죽은 줄 알았는데 금단의 마술이나, 어디 숨어서 지냈다거나 하는 식으로 부활하는 스토리 전개는 이제 너무나 지겹다.

2. 연출
상대방을 향해 30초가 넘어가는 설교를 중간에 끊기지도 않고 거창하게 늘어놓고, 상대방도 그 답변으로 30초 넘게 이야기를 하는 연출은 이제 그만 좀 했으면 한다.
길고 현란한 수식어로 말만 거창하지 사실 별 의미도 내용도 없는 중2병식 설교 없이 전투로 돌입하는게 나아 보인다. (재패니즈 감성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나 같으면 5초만에 "닥쳐!" 라고 하며 당장 공격.

거리상으로 보면 절대로 들리지 않는 위치에서 상대방이 하는 말을 엿듣거나, 중간에 말을 끊고 난입하는 전개.
5층 건물 정도 되는 절벽 위에서 절벽 아래에서 일상적인 음량으로 이루어지는 대화를 엿듣는 것은 조용한 밤이라도 쉽지 않은 일이고, 그 절벽 위에서 펄쩍 뛰어내리는 것도 중상을 입을 만한 일인데 이 세계관에서는 놀랍지도 않게 자주 일어난다.

테크놀로지 부조화. 플레이 중에서 볼 수 있는 라디오 크기가 얼추 30cm x 15cm x 10cm가 훌쩍 넘어보이고, 자동차는 고가의 물건이라 가지고 있는 사람도 별로 없는 세계관인데 통신기가 부착된 이족보행 로봇이 나오고 그 이족보행 로봇을 검과 총 등으로 때려서 물리친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

3. 호감도 시스템+줏대없는 커플링
여성 캐릭터들이 주인공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하렘식 전개는 이제 멈춰!
영벽궤에서 조짐이 보이더니 섬궤에서는 대놓고 만든 호감도 시스템 때문에 스토리 진행에 있어서도 골치 아프다.
그리고 각 시리즈 주인공인 로이드와 린이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이렇게 인기를 몰고 다닐 정도로 여성에게 매력적인 타입이 아니라서 몰입이 잘 되지 않는 편이기도 하다. 미남이라는 설정이 있었다면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한데, 그런 설정도 없고...

그리고 섬궤 1,2에서 알리사로 공식 커플링 할 것처럼 DLC도 내어놓았다가 3,4에서 뜬금 알티나로 갈아타는 건지..
사악한 하얀 로리같으니
공식 커플링은 하나만 정하고 밀어줬으면 좋겠다. 요슈아x에스텔, 랜디x미레이유, 올리비에x셰라자드 처럼 말이다.
애거트x티타는 반대

4. 인물간 분량 분배의 실패
각 캐릭터간 분량 조절에 실패한 듯하다. 캐릭터 설정은 훌륭했으나 그 설정을 잘 살리지 못하고 존재감이 희박한 캐릭터들이 많다. (엘리엇...ㅠ) 차라리 플레이어블 캐릭터 수를 줄이고 각 캐릭터 서사에 정성을 들이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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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여의 궤적>은 궤적의 새로운 시리즈로 나왔지만, 기존 궤적의 전개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 작품이라면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다.

시작의 궤적 플레이가 끝나면 기존 궤적시리즈 트로피 작업이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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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드인을 뒤적거리면서, 이전 직장 업계 및 관련 업무들도 어쩔 수 없이 찾아보게 된다.
이제는 괜찮을 줄 알았는데 다시 생생하게 떠올랐다.

목과 가슴이 답답해서 숨을 쉬기가 힘든 느낌.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로 영원히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상상.
매일 출근하면서 차를 어디 처 박기라도 해서 출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기분.
하루 종일 귀가 웅웅거리는 이명.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지만 항상 마음속을 되뇌었던 F-word.

역시 안 되겠다. 싫은 건 싫으니까 싫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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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지만, 한계-threshold-를 넘어버리면 다 때려치우는 경향이 있다.
한 번 한계를 넘어버리면 다시는 참을 수가 없게 되고 모든 의욕이 0으로 수렴한다.

숙제를 하는데 이틀 정도 머리를 쥐어뜯어도 안 풀리는 문제가 있으면 그냥 백지로 내 버린다거나,
어제까지 잘 지내던 친구가 그 동안 한 행동 때문에 오늘부터 갑자기 말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냉랭해진다거나,
몇 달 동안 열심히 요리를 연습했는데 전혀 늘지를 않아, 그냥 사 먹는 편이 낫다는 결론에 도달한 경우라거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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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는 그 업계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국가기간산업과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자유로운 이직을 보장하지 않는 곳.
똑똑한 사람들을 뽑아서, 그 반짝임을 녹슬게 하는 업무를 시키는 곳.
회사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는 소송을 걸어서 괴롭히는 곳.

수면 부족으로 졸음운전하면서 출근도 해 봤다. 출퇴근 시스템을 수정해서 법정 근로시간이 넘도록 근무를 해도 초과근무가 아니라고 뜨는 것도 봤다. 프로젝트가 바쁠 때는 휴가를 가는 것도 눈치를 보며 조절해야 했다.
늘 일정을 빠듯하게 잡고 당기고 줄여서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직원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할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장기 해외 출장을 보내버려서, 돌이 채 되지 않은 아기를 화상통화만으로밖에 만나지 못하는 사람도 보았다.
팀 전체가 다른 도시의 공장으로 옮겨가게 되었지만, 배우자 직장과 자녀 교육, 살고 있는 집의 문제로 80km가 넘는 거리를 출퇴근하는 사람도 보았다.

그 회사의 하청업체, 또는 그 회사의 납품업체에서 일하더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전 직장 사람들은 나중에 회사를 다닐 수 없게 되면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지만,
부닥친 현실에 치여, 미래에 대해 준비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

#
...라고 잔뜩 욕해놓고 미국이나 싱가포르 회사 work permit 주는 데 있는지 찾아보는 중.
그 바닥이 그 바닥이지만 한국보다는 좀 여유 있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다가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이불을 걷어차며 아아아ㅏㄱ 어떻게 때려치우고 나온건데! 공장에서 일하기 싫다고! 안 갈거야! 를 외치고 있다. -_-....

주변 사람들에게 직업을 추천받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직종은 개발자.
그러나, 한국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
여러 가지 직업을 가졌던 작가님에게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그 직업들을 찾으셨나요?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데, 직업을 찾으실 때 기준이 있었나요?"

 "할 수 있는 것들부터 찾아서 관심있었던 것들을 해 보려고 했던 것 같다." 라고 작가님은 대답을 해 주셨다.

할 수 있는 것과 관심 있는 것의 교집합 중에서 생계를 꾸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들이 있는지 열심히 고민중이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

<이과생 감성놀이>

#
새로 포장된 인도의 보도블록 사이를 메우기 위해 희고 가는 모래를 흩뿌리는 경우가 있다.

밤, 가로등 길에 비친 모래가 별빛처럼 반짝거린다. 어느 판타지 소설에서 나올 법한 흔적을 찾는 마법가루를 뿌린 것 같았다.

'반짝반짝...석영...SiO2...Si...4 valence electrons...'

망상은 늘 이렇게 현실로 돌아오는 문을 스스로 열어준다. 하필 석영이 나올 게 뭐람.

#
사이렌 소리로 하는 도플러 효과 놀이는 너무 시시하다.

자동차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음으로 하는 도플러 놀이.

같은 주파수의 소리를 내는 사이렌과는 달리, 마찰음의 주파수를 일정하게 하기 위해 자동차가 달리는 속도가 일정해야 하므로 놀이를 하기 좋은 위치를 잘 찾아야 한다.

마찰음으로 느끼는 미묘한 주파수의 차이를 느껴 본다. 음계로 지정되어 있지 않은 영역의 주파수를 느끼며 신기해한다.
좀더 변화를 주고 싶으면 자동차가 달려오는 방향으로 뛰어가면서 소리의 변화를 느껴 본다.

 

<요리>

#
그간 시간 절약을 위해 햇반과 배달 반찬으로 연명해 왔는데, 3년만에 요리를 해 보았다.

거창한 것은 아니다. 마트에 들렀다 콩나물과 상추를 사 왔다. 각각 1000원 이하의 가격이다.

항상 생각하지만 나물 요리는 기본 재료가 싸고, 맛이 있고 없고의 정도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요리를 망치더라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재료가 싸므로 절반 정도 먹고 나머지를 버려도 크게 부담이 없다.

콩나물무침은 간단한 요리지만, 간단한 요리라도 요리를 하기 위해 사용하는 그릇 수를 생각하면 사 먹는 것이 2000배는 편하다.

- 사 먹는 경우 : 용기에 담긴 콩나물무침을 사 온다. 먹고 용기만 버리면 된다.

- 직접 만드는 경우 : 콩나물을 냄비에 삶아야 하고(설거지거리1), 건져서 물기를 살짝 빼야 하고(설거지거리2), 양념을 따로 만들어서(설거지거리3), 큰 그릇에서 무친 다음(설거지거리4), 작은 접시에 덜어서 내놓아야 한다(설거지거리5)

맛있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오랜만에 금방 한 신선한 음식을 먹으니 좋았다. 배달 반찬은 음식이 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간을 세게 하거나, 데치거나 하는 등 요리방법이 한정되어 있고, 가공되지 않은 음식을 주는 경우가 잘 없기 때문이다.

 

핸드폰-지원씨-이 슬슬 은퇴할 조짐을 보인다.

전면 액정 좌상단이 들떴다. 아마 발열이나 배터리 부풀어오름 등에 의해 접착 테이프가 떨어진 것일 거다. 누르면 액정이 제자리에 들어갔다가 튀어나오면서 딸깍딸깍 소리가 난다.

한국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을 둘러봐도 고성능에 작은 폰은 없다.
지금 폰이 아이폰12미니와 너비와 길이가 비슷하고 조금 두꺼운데 한 손으로 파지하기에는 크다.

핸드폰에 있어서는 번인의 위험을 피할 수 없는 OLED보다 LCD의 살짝 물빠진 색감을 좋아하는데
LCD를 채택한 폰은 거의 전멸 수준이다.

공인인증서 갱신에 고생을 한 경험에 비추어 아이폰을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 13미니가 그나마 대안이 될 것 같으니 그 때까지 잘 버텨주기를 바란다. 그 전에 부서지기라도 하면 12미니를 산다와 중고기기를 구해 버틴다의 선택지가 남을 테다. 가급적 전자기기는 중고를 사용하고 싶지 않다.

아이튠즈는 변태같고, OS 업그레이드 정책도 불만이고, 터치아이디 삭제한 것도 카툭튀도 싫고 천진반같은 카메라 렌즈도, M탈모 디스플레이도 싫지만!!!!!!!!!! 작고 빠른 걸 우선시해서 고르면 대안이 없다.

안드로이드 순정에 가까운 4.7인치 이내의 작고 귀엽고 빠른 핸드폰 시장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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