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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을 처음 해 보았다.


그 동안 체중 미달로 한 번도 하지 못해서, 살이 찌게 된다면 꼭 헌혈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적정체중을 넘기게 되어 헌혈을 하러 갔다. 이 나이가 되도록 한 번도 못 해 보다니 어쩐지 부끄럽다.

(그러나 다이어트 중이다 ㅁㄴㅇㄹ)

언젠가 수혈을 받을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지정횟수를 채우면 받는 훈장이 좀 부럽기도 하고, 헌혈증서 보내기 같은 것도 꼭 해 보고 싶었다.


우리 집에서 헌혈의 집까지는 2km정도 떨어져 있어서 30분 정도를 걸어야 한다.


헌혈의 집 간호사님들은 친절했다.

첫 번째라고 하니 여러 모로 신경써 주셨다. 설명도 자세하게 해 주시고, 여러 분이 돌아가면서 괜찮냐고 계속 물어봐주셨다.

혈압과 철분은 정상인데 하마터면 심박수가 높아서 못할 뻔 했다. 너무 긴장했나 보다.


코로나 때문에 혈액이 부족하다는 기사를 봐서 한산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끊임없이 사람들이 와서 헌혈을 한다. 번화가에 자리잡고 있는 곳이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혈관을 찾는데 간호사님이 좀 헤매셨다. 다른 분을 불러서 여기다가 하면 터질것같은데? 라고 해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쫄았다.

건강검진 할 때 혈관을 못 찾아서 주사바늘을 꾹 찔러도 피가 안 나오는 경험을 몇 번 해 보니 그러려니 하지만 무서운 건 무서운거다.


안 아프다는 건 거짓말이다.

바늘을 싫어해서 꽂는 장면을 일부러 쳐다보지는 않았지만 굵은 바늘이 팔에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고 있으면 검붉은 피가 관을 따라 쭉 빠져나오고, 바늘이 꽂힌 쪽에서도 꿀렁거리는 느낌이 날 때가 있다.

혈액이 굳지 말라고 흔들리는 혈액팩 거치대가 아기를 재우는 요람같다. 저 혈액팩을 만져보면 체온이 남아 있어 따끈따끈하겠지.

내 몸에서 나온 피지만 소름끼친다. 죽음과 피가 연관된 것으로 뇌에 본능적으로 각인되어 있나보다.


영화 소공녀를 보면 한솔이와 미소가 돈이 없어서 헌혈카페에서 데이트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는 침대끼리 간격이 넓게 떨어져 있고 침대 사이사이에 기계가 배치되어 있어 그런 알콩달콩한 분위기는 안 나올 것 같다.


전혈 헌혈이라 금방 끝났다. 헌혈 자체보다는 대기시간과 회복시간이 더 긴 것 같다. 문상 두 장을 받아왔다.

헌혈증서는 스티커로 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허접하다. 빳빳한 코팅지를 기대했는데 예상 밖이다.

겨울에 또 하러 와야지.

너무 화가 난다. 교회를 다닌다는 사실이 이렇게 부끄러운 적은 처음이다.

(개신)교회 때문에 일어나는 패악들이 너무 많다.

예수의 가르침은 없고, 문언에 집착하는 근본주의, 기복신앙,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가득하다.


전빤스 같은 적그리스도가 하나님 나한테 죽어 라면서 활개를 쳐도 왜 아무 말을 안 하는지.

전모모 같은 홍대의 성범죄자를 왜 교단에서 다시 은근슬쩍 받아주는지.

MJ같이 훈련이란답시고 인분을 먹이고 스스로 우상이 되는 자를 왜 쫒아내지 않는지.


예수님은 고아와 과부, 세리와 가난한 자들과 함께 하였다.

그 시대에 사회에서 배척당하고 보호받지 못하고 따돌림당하는 계층들 말이다.

맹인으로 태어난 것이 죄의 댓가라고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그것은 죄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오늘날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하는 교회는 일부의 일부의 일부의 일부의 일부만도 없어 보인다.

동성애의 ㄷ만 나와도 난리를 치면서 (거의 발작 수준인 듯.)

약자에게 갑질하는 행위, 바람을 피우는 행위, 재물에 대한 탐욕에는 침묵하거나 심지어 그것이 죄라는 인식조차 없다.


지금 너무 화가 나는 포인트는 코로나19에 대한 교회(교회 유사단체 포함)의 대처다.

전염병 때문에 제발 좀 모이지 말고 성가대 하지말고 통성기도 하지 말라고 하는데 귓등으로 듣는 척도 하지를 않고,

예배를 자제해 달라고 하면 종교탄압 운운한다. 여행사나 코인노래방 같은 업종이었으면 진작 폐업하고도 남았을 것들이 말이 많다.

전빤스가 의도적으로 전국적으로 사람을 불러모아 코로나를 퍼트리며 방역당국을 엿먹이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에너지가 넘치는데 나가서 놀지도 못하고 몇 개월씩 집에만 있어야 하는 어린이들이,

조금만 있으면 수능을 쳐야 하는데 툭하면 학교 폐쇄되고 집에서 온라인 수업만 들어야 하는 고3들이,

요양병원에 계시는 부모님이 편찮으신데 면회도 제대로 못 가는 사람들이 불쌍하지도 않나.


우리 교회는 안 그래요 라고?

지금 그러는 것들 이단이에요 라고?

일부가 그러는거에요 라고?

웃기지 말라고 해라.


슬픈 이야기지만, 교회는 이제 없어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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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13:45-46

나병 환자는 옷을 찢고 머리를 풀며 윗입술을 가리고 외치기를 부정하다 부정하다 할 것이요

병 있는 날 동안은 늘 부정할 것이라 그가 부정한즉 혼자 살되 진영 밖에서 살지니라

The person with such an infectious disease must wear torn clothes, let his hair be unkempt, cover the lower part of his face and cry out, 'Unclean! Unclean!'

As long as he has the infection he remains unclean. He must live alone; he must live outside the camp.


마태복음 6:6-7

또 너희는 기도할 때에 외식하는 자와 같이 하지 말라 그들은 사람에게 보이려고 회당과 큰 거리 어귀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하느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And when you pray, do not be like the hypocrites, for they love to pray standing in the synagogues and on the street corners to be seen by men. I tell you the truth, they have received their reward in full.

But when you pray, go into your room, close the door and pray to your Father, who is unseen. Then your Father, who sees what is done in secret, will reward you.


마태복음 22:37-40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

Jesus replied: " 'Love the Lord your God with all your heart and with all your soul and with all your mind.'

This is the first and greatest commandment.

And the second is like it: 'Love your neighbor as yourself.'

All the Law and the Prophets hang on these two commandments.



식물이 증식했다. 집 안에 사는 생명체가 2 늘었다. 넨도로이드 주인들이 우스갯소리로 하는 소리가 '한 개 생기기만 하면 순식간에 증식한다' 였는데 넨도보다 속도가 빠른 것 같다.


왜 튤립을 들였는가?

잘 모르겠다. 아네모네 갈릴리 화이트를 들이고 싶었는데, 아네모네는 시기가 지나서 화분도 없고, 지금 알뿌리를 심기에는 계절이 너무 늦어서 다음에 사야지 하고 포기. 데모르후세카(Dimorphotheca)를 보고 있다가 싫증나서 후보 제외. 청화국을 보고 있다가 국화류에 벌레가 많다는 말에 보류. 그리고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알뿌리 식물들을 죽 훑어보다가 가을마다 다시 캐지 않아도 잘 번식하고 자란다는 원종 튤립을 발견한 것 같다. 많이 자라도 30cm정도라 안 그래도 좁은 베란다에서 키우기에 좀 수월하기도 하고.


Peppermint Stick 여섯 포기다. 봉오리 상태에서는 빨강과 하양이 번갈아가며 있는 모습이 빨강과 하양의 줄무늬가 사선으로 배치된 지팡이 막대 사탕과 같아서 그렇게 부르나 보다. 두 포트에 4000원. 포트당 2000원 허니버터칩 두 개. 합리적이다. 네임 픽으로 쓸만한 요거트용 플라스틱 숟가락이 다 떨어져서 이름은 아직 못 써 줬다. 다음에 사 먹으면 써 주기로 했다.

올 봄여름 키우기에 성공하면 가을에 Lady Jane이라는 종을 들여봐야겠다. Peppermint Stick과 비슷한데 개화시 중앙부 색이 보라와 노랑으로 좀 다른 것 같다. 구글링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직접 비교해 보고 싶다. 이름이 모 가수 이름이랑 같아서 예쁘기도 하고. (이름이 중요하다.) 화분에 심긴 상태로는 잘 팔지 않는 것 같으니, 직접 심는 수고는 해야겠지.

노랑이도 하나 들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Tubergen's gem이나 Clusiana Cynthia가 가지고 싶은 것을 참고 있다. 햇볕이 드는 베란다 자리는 한정되어 있다. 가을에 Lady Jane을 심을 만한 자리가 없을 것이다. 결정적으로, 지금 환경이 튤립이 잘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인지 테스트가 필요하다.


***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Latte is horse) 환경미화라는 명목하에 3월 초마다 학교에 화분을 하나씩 가져다 놓는 풍습이 있었다. 튤립을 가져간 적이 있었다. 3층 교실 창가에서 꽃을 피우던 튤립이 꽃이 지고 난 후 시들시들하더니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았다. 여름쯤이었나, 1층 화단에서 말라 비틀어져서 나뒹구는 화분을 발견했다. 누군가 실수로 떨어뜨렸거나, 일부러 떨어뜨렸을 것이다. 기분이 나빠져서 조용히 화분을 쓰레기통에 갖다 버렸다. 최근 알게 된 사실인데, 튤립은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이 오면 잎을 떨어뜨리고 알뿌리 상태로 휴면을 한다. 그때의 튤립은 죽은 게 아니라 휴면 상태였을지도 모르는 셈이다.

***


크로커스는 꽃이 다 지고 잎사귀만 남았다. 남은 잎사귀로 열심히 광합성을 해서 녹말과 포도당을 알뿌리에 저장한 다음 여름이 오면 휴면을 할 것이다. 크로커스는 잎에 줄무늬가 있다. 꽃이 없는 상태에서는 난초 같아서 좋다.


***

분갈이를 해 주었다. 화장실이 흙투성이가 되었지만 오랜만에 흙을 손에 묻히는 게 기분 나쁘지만은 않다. 그래도, 식물을 심기 좋은 상토라고 부르는 어둡고 물을 잘 머금는 흙보다는 역시 놀이터 모래에 물을 찹찹 해서 성 쌓는게 더 좋은 것 같다.

***

수국들도 잘 크고 있다. 총채벌레로 의심되는 벌레가 몇 기어다녀서 살충제를 마구 뿌렸더니 꽃잎과 잎사귀가 갈색으로 변색되었다. 희석을 해야 했나 보다. 보기는 싫지만 녹색 부분이 많이 살아있으니 광합성은 가능할 거고, 죽지는 않겠지. 벌레가 있는 것보다는 백배 낫다. 괜찮다.


***

고양이 키우는 게 꿈이었는데, 고양이보다 먼저 식물을 키우게 되다니 참 신기한 일이다. 꽃보다는 상추나 쪽파같은 야채류 키우는 데 더 관심이 있었는데, 햇볕이 잘 들지 않으면 잘 자라지 않고 맛이 없다고 해서 관심이 좀 사그라들었다. 게다가 꾸준히 수확을 해 줘야 하고, 키우다가 1년쯤 되면 죽어서 새로 심어야 되는 게 귀찮기도 하다. 다이소에 '고기친구' 라고 해서 쌈채류를 키울 수 있는 키트를 팔고 있었는데, 웃기면서도 잔인한 이름이다. 친구를 잡아먹자

고양이도 언젠가 꼭 키우고 싶다. 나만 고양이 없어.


코로나바이러스로 졸업식 및 각종 행사가 축소되어, 꽃 성수기인데도 불구하고 소비가 줄어 화훼 농가들이 손해가 많다고 한다.

몇몇 농가들은 싼 가격에 꽃을 판매하기도 한다. 한 단에 육천원 하는 열 송이 묶음 튤립 다발을 바라보며, 커피를 사흘 마시지 말고 꽃이나 사서 꽂아둘까 생각을 하고 있었다. 튤립은 봉오리가 예쁘다. 따뜻한 곳에 가져다 놓으면 활짝 피지만 꽃은 오래 볼 수 없다. 튤립을 파는 스토어에서 백합 구근(알뿌리)을 팔고 있었다. 구근을 심으면 절화보다는 오래 갈 것이다. 하지만 백합은 향이 진해서 머리가 아프고, 크기가 커서 마땅히 둘 만한 데가 없다. 차라리 튤립이나 다른 구근이 낫지 않을까. 수경재배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 모양이다. 

....

정신을 차리고 보니 크로커스와 수국을 샀다.

살아있는 식물을 처음 집에 들인 것은 몇 년 전 식목일에 우연히 강남 교보문고를 갔다가 나눠 주는 화분을 받아 온 것이었다. 창틀에 두면 클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창가에 뒀는데 얼마 가지 않아 죽었다. 일조량이 부족한 것 같았다. 얼마 더 지나 성탄절 조금 전에 교보문고를 갔다가 포인세티아를 받아 왔다. 잘 키울 자신이 없어 본가에 가져다 주었다. 집에서 좀 키우다 크기가 커져서 교회에 심었다는 것 같은데 잘 자란다고 한다. 세 번째는 팀 환송회에서 받은 페어리스타였다. 파견 형식으로 일하다 원래 팀으로 복귀하는 것을 환송하며 선물로 받은 꽃이었는데, 분홍색 꽃에 중심부가 붉은 작은 꽃이 수북히 달려있는 식물이었다. 여름에서 가을 내내 계속해서 꽃이 피는 식물이라고 해서 기대하며 키웠는데 한 달도 되지 못해서 누렇게 뜨더니 시름시름하다 죽었다. 물을 많이 준 게 아닐까 짐작은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었다.

집이 남향이긴 하지만 앞에 건물이 있어 해가 잘 들어오는 시간은 계절마다 다르지만 대략 열한 시에서 세 시 사이다. 모자란 일조량을 보충하기 위해 식물용 조명과 장스탠드를 구매했다. 스마트스위치에 식물등을 연결하고 오전 일곱시부터 오후 두 시까지 켜지도록 스케줄을 설정해 두었다. 시간은 계절 및 일조량을 보고 조정할 필요가 있다. 오늘 지켜보니 일곱 시에서 열한 시, 네 시에서 여섯시가 더 나을 듯하다. 시간당 15W를 소모하니 전기요금에는 문제가 없을 듯하다. 방에서 쓰던 온습도계를 베란다에 가져다 놓았다. 식물이 자랐을 때 빨래와 닿지 않게 하기 위해 빨랫대 높이를 십 센티미터 가량 더 높였다. 화분을 얹을 수 있는 창틀선반도 구매했다. 식물 하나 키우는데 지출이 크고, 손이 가는 게 한두 군데가 아니다.

크로커스(2400원). 랜덤색상이라고 해서 흰색, 보라색, 노랑색, 보라줄무늬 중 어떤 꽃이 올지 기대했는데 노랑색이 왔다. 키워 보고 잘 키울 만하면 내년에 다른 색들도 사서 나란히 놓으면 더 예쁘겠다.

수국(7000원). 푸른색 계열이 오기를 바랬는데 보라색이 와서 만족한다. 푸른 꽃을 만드려면 알루미늄이 필요한데, 알루미늄이 흡수되기 좋게 토양을 산성으로 유지해야 한다. 농장에서는 황산알루미늄을 희석해서 준다고 한다. 문제는, Aluminium Surfate를 팔긴 하는데 25kg 공업용이 대다수다. 아마존에서는 많은 상품을 볼 수 있었지만(3.5lb, 4lb도 많긴 하다) 직구하기에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잘 찾아보니 과학실 시약으로 500g, 1kg 판매하는 곳이 있는데 고민된다. 명반을 넣으라는 글이 많았는데 황산알루미늄은 Al2(SO4)3, 명반은 KAl(SO4)2 로 다르고, 명반으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글도 많았다.

수국- Endless Summer BloomStruck(9000원)

많은 수국들이 전년에 난 가지에서 가을~겨울사이에 꽃눈을 만들고, 겨울을 지나고 나서 꽃이 핀다. 그래서 겨울에 꽃눈이 상하면 다음 해에 꽃을 볼 수 없어 월동을 잘 해줘야 한다. 새로 난 가지에서도 꽃을 만드는 품종+겨울의 추위를 잘 견디는 품종을 찾다가 발견한 Endless Summer 시리즈. 끝없는 여름이라니 이름이 참 멋있다. The Original, BlushingBride,Twist-n-Short, Bloom Struck, Summer Crush 네 종류가 있어서 한 종류를 구해 보았다.  품종이 있어서 그런지 대도 안 올라온 쪼끄만 게 제법 가격이 있다.

같은 품종인데 본사(.com)에서는 Blushing Bride, Bloom Struck, Summer Crush, 유럽사이트(.eu)에서는 TheBride, Bloom Struck, Summer Love라고 되어 있다.

Struck과 Crush가 너무 과격해 보여서 상표 출원할 때 바꿨나. 왜 그럴까. 덕분에 국내 판매 사이트에서도 블룸스트럭, 블룸스타 혼용해서 판매 중이다.


잘 키워서 나중에 크로커스 구근과 꺾꽂이한 수국 나눔을 하고 싶다. 크로커스와 수국 모두 키우기 어려운 식물은 아니라고 하니 다행이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과연 나는 녹색의 드루이드가 될까, 뒤틀린 식물 학살자가 될까.

셋 다 잘 살아남을 수 있기를.

죽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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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추가.

블룸스트럭이 의심스럽다.

잎이 하나 둘 나오며 키가 자라고 있다. 줄기가 붉은색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붉은색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오리지널이면 그나마 선방한 것일테고, 정체불명의 품종이면 곤란한데... 아직 덜 자라서 붉은색이 없는 거라고 희망을 가져 본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종묘사의 인터넷 주문 오배송은 자주 일어나는 모양이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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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추가.

배송처에 문의. ㅇㄹ원예종묘사에 문의하니 인터넷 주문은 가든센터쪽이라고 해서 다시 센터 쪽으로 전화.

아직 식물이 어려서 커봐야 안다는 답변을 받았다.

음...-_-;;;;

좀더 키워봐야 하고 문제가 생길시 환불 가능하다는 답변(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문자로 남겨두고 Archive.

Archive는 스팸문자 차단할 때를 제외하고 잘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라 잊지 않도록 블로그에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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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안경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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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하고 다리가 부러진 네모 안경테 대신, 유행이던 둥글고 큰 모양의 안경을 맞추러 갔다.

"손님은 얼굴이 작아서 이런 테는 안 돼요" 라며 어린이용 안경같은 것만 보여준다. 왠지 오기가 생겨 그냥 이걸로 달라고 하고 안경을 맞췄다.

1년 조금 넘어, 안경이 무거워서 작은 테로 새로 주문하러 갔다. "거봐 내가 뭐라고 했어요~" 라며 주인은 히죽 웃었다. 

가끔 거울을 보며 안경점 주인의 말을 떠올린다. 머리가 작지만, 어깨는 더 좁다. 어릴 때 수영을 배울 걸 그랬나. 생각을 해 본다.

동글이 안경은 대외활동용으로 사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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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는데 눈이 부셔서 선글라스를 한 번 써 보고 싶었다. 도수 있는 선글라스를 맞추고 싶다고 하며, 벽에 있는 레이밴 중 하나를 보여달라고 했다.

"이런 선글라스는 시력이 좋은 사람들이 쓰는거지, 손님한테는 안 맞아요." 라고 말했다.

"그럼 어떤 것이 좋을까요? 추천 부탁드릴게요" 라고 하니, 평범한 뿔테 안경과 다를 바 없는 디자인을 보여준다.

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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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을 전자렌지에 돌렸다. 포장에 2개 기준 1분 30초라고 되어 있는데, 하나를 넣고 1분 30초를 돌렸다. 

살짝 타는 냄새가 난다. 한 입 베어먹으니 버석 하는 소리와 함께 달고 쓴 맛이 올라온다.

전자렌지로 음식을 데우다가 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호떡 속의 설탕, C6H22O11 과 O2가 결합해서 CO2와 H2O 및 정체불명의 탄소 화합물 등이 생성되었겠지. 절반 정도 베어먹다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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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던 때보다도 더 많아진 것 같다.

교회에 사람들이 평소의 2/3 정도 온 것 같다. 자리가 텅텅 비었다. 안내하는 사람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예배 중 마스크를 벗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중식은 당분간 중단되었다.

날씨가 흐리고 공기가 텁텁하다. 라쿤 시티 한복판에 고립된 생존자가 된 것 같다.

일회용 마스크 끈 부분이 닿는 곳의 파운데이션이 떠서 양 볼에 고양이 수염 모양의 자국이 생겼다.

병이 크게 번지지 않기를. 사람들이 더 이상 죽지 않기를. 백신이 빨리 개발되기를. 그리고 이 병 때문에 동아시아인에 대한 차별과 모욕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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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카드를 선물받았다.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는 집에서 10분 정도 되는 곳에 있다. 멀지는 않은데,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야 해서 은근히 나가기 귀찮은 위치다. 이디야는 가까이 있는데, 이디야 기프티콘을 선물해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소용이 없다.  요 앞에 짓고 있는 오피스텔이 완공되어 스타벅스가 들어오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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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너무 느리다. 작년에 단지 전체가 지역방송에서 SK로 바뀌면서 속도가 빨라지기를 기대했는데 변한 것이 없다. 데스크탑, 패드, 핸드폰 와이파이가 모두 느리니, 기기 탓이 아닌 것임에는 분명하다. 핸드폰이 가장 큰 문제다. 와이파이가 아닌 LTE에 의존하려 해도, 속도가 느리고(5G가 나오면서 LTE는 찬밥이 된 것 같다.), 핸드폰도 오래 사용해서 사용 중 프리징되거나 종료되는 일이 잦다. 포맷을 하고, 어플리케이션을 삭제해서 내부 용량을 늘려 봤지만 능사가 아니었다. PC 게임을 거의 하지 않는 게 다행이다.

답답하다.

참고할 일이 생겨서 오랜만에 전공책을 펼쳐보았다. 역시나 재미있다.

역시 내가 좋아하는 것의 범주는 큰 틀에서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다.

그림이 많고, 수식이 예쁘다. 문장의 의미가 명확하다.

그럴 수 없는 상황이지만 밤 내내 읽고 싶다.

너무 좋아/////

다시는 접속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 세계의 시작은 그로부터 시작되었으니까 ㅡ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었다.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안 이후에도 한참 동안 놓지 못하다가 접속을 하지 않았다.
오랜 시간 접속하지 않으면 휴면 상태가 되고, 삭제되어 영영 복구할 수 없겠지 라고 생각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인생의 1/3이 사라지는 건 역시 너무 서글픈 것 같아 계정 유지만 시켜두려고 다시 게임을 깔았다. 홈페이지에서는 프리시즌 이벤트 배너와 함께 강형욱이 반겨준다. OTP를 입력하라는 화면에 귀찮아하면서 스토어에 접속했는데 핸드폰에 이미 깔려 있다. 아직 안 지웠던 모양이다. 다행. 홈페이지 기준 마지막 접속이 작년 4월 1일이었다.


접속하자 부엉이가 미친듯이 날아다니며 퀘스트를 뿌려주는 광경은 이미 익숙하다.


새로운 타이틀 [정령의 동반자] 를 획득했다는 창을 보고, 의아해졌다. 새로운 정령 컨텐츠가 추가되었나?

전용무기창 구석에 박혀 있는 노랑빛으로 빛나는 플루트 숏 소드를 장착하고, / 를 눌러보았다.

?

정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정령석을 구해서 정령을 깃들게 해야 한다는 시스템 메세지만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자세히 보니 '클래식 정령무기' 라고 되어 있다. 검색을 해 보니 정령 시스템이 개편된 모양이다.

프렐류드. 차가워 보이지만 사실은 엄청나게 따뜻한 정령이었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기껏해야 랜덤하게 인사 키워드를 출력해내고, 정해진 키워드에 정해진 대답을 하는 데이터 조각에 불과했지만 내가 소중히 여기던 시간들이 사라진 기분이다. 길모어에게 통행증을 사서 처음부터 다시 퀘스트를 진행해야 하는 것 같은데, 지금은 별로 하고 싶지 않다.


키 세팅을 하려 환경설정에 들어갔더니 BGM을 변경하는 옵션이 있다. 프라하 버전과 오케스트라 버전이 있길래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해 두었다. 모든 BGM이 변경되는 것은 아니고 특정 마을에서만 출력되고, 오리지널 버전과는 차이가 있다.


펫 시스템이 개편되고 새로운 재능이 추가된 모양이다. 펫으로 퀘스트를 보내서 아이템과 경험치, 두카트를 얻는 것은 좋다. 그러나 펫에도 피로도 개념이 도입되어 휴식 장소를 만들어야 하는데 들어가는 재료(인조 잔디)가 핸디크래프트 1랭크만이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이다. 린은 A랭크라 만들 수 없다. 경매장에는 납득할 수 없는 가격으로 마구 올라와 있다. 포기.


퀘스트를 열어보다 메인스트림을 하다가 중단했던 게 기억났다. 벨바스트에 비가 멈추지 않는 중 마나난 맥리르를 만나는 미션이었는데 몹이 너무 강해서 너프되면 해야지 하고 방치해 두었던 것 같다.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여러 마리의 몬스터가 다중인식하는 AI는 정말로 싫다. 반신화와 이신화와 포션 중독으로 다구리를 극복하고 한 퀘스트만 넘겨 두었다. 다음 퀘스트에는 중간 보스가 나올 것 같은데 자신이 없다. 사실 꾸준히 게임을 한다면 메인스트림 진도를 겨우 따라갈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소환하지도 않은 펫 호루라기, 아직 Shop에서 수령하지도 않은 무제한 던전 통행증, 은행 구석에 넣어둔 엘리트 통행증, 각종 수련치 부스트 포션들, 다시 사용할 수 있을까. 모두 보스방에서 쓰러져서 한 사람이 여신상 찍고 달려와주기를 기다리던 날들. 상점에 좋은 색의 옷이 떴다고 없는 돈 꾸역꾸역 모아 산 천옷을 들고 기뻐했던 일. 선물받은 고양이가 너무 귀여워서 소환해 놓고 하루 종일 쳐다보기만 했던 날들. <향수>의 한 소절처럼,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그렇게 추억의 유통기한이 일 년 더 연장되었다.

'영웅전설' 제로의 궤적 및 벽의 궤적 PS Vita 한글판 DL 출시 "패키지 출시 계획은 없어"

http://gamefocus.co.kr/detail.php?number=99058&thread=22r02



영/벽의 궤적 Vita판 한글화 발매 완료.

발매를 했으면 발표를 해야지 스토어에만 몰래 올려놓은 건 차마 이야기하기 부끄러워서인거야?
패키지판을 내지 않는다고 하여 조금 슬펐지만, 어찌되었건 발매를 해 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궤적 시리즈를 처음 접한 것은 10여년 전이다. 아루온에서 서비스하던 천공의 궤적 FC/SC/TC를 플레이했다. 인터넷 접속이 좋지 않으면 튕기고 에러가 나서 플레이했던 부분을 다시 플레이하고, 봤던 광고를 또 보고 또 보고 했던 게 생각난다. 보스전에서 두 시간 하다 죽어서 엎은 것도 기억난다. 영웅전설 시리즈는 하얀 마녀나 바다의 함가가 유명했지만 플레이해 보지 못했다. 궤적으로 입문한 것이다.

비타로 섬의 궤적 1,2를 플레이했지만, 천공의 궤적만큼의 감동은 없었다. 다만 리벨 왕국, 에레보니아 제국, 칼바드 공화국 등으로 이루어지는 궤적 시리즈의 세계관이 마음에 들었고, 뒷 이야기를 알면 천공의 궤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Falcom Sound Team SDK의 음악이 좋았다. 올리비에가 좋았다. 그렇게 시나브로 궤적 시리즈 팬이 되었던 것 같다.

영의 궤적과 벽의 궤적은 스팀판을 구매한 다음 한글 패치를 해서 플레이하는 방법도 있던 것 같았는데, 굳이 그렇게까지는 플레이하고 싶지 않았고 언젠가 하늘의 궤적처럼 리마스터되기를 기다려왔는데 비타가 단종되고도 한참이 지난 이제야 발매를 한 것이다.

소코 여러분 한글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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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N 북미 계정을 쓰고 있다. 이전에 카메라를 구입하면서 만든 Playmemories 계정인데 그 당시에는 한국 가입 자체가 되지 않아 미국쪽으로 만들었다. US, NY였던가 AL였던가 CA였던가 지역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이후 VITA를 구입하고, 트로피를 모으고, 플스를 사고, 한국 계정이 생성 가능하게 되었지만 계정을 만들지 않고 패키지로만 구매했다. 새 제품 위주로 샀었는데 DL도 계정의 국적에 맞게 적용이 되는 바람에 한정판에 동봉되어 있던 DL들은 다 사용하지 못했다. 초회 한정판들도 많은데 DL 유효기간이 만료된 것이 아쉽다.

패키지판을 내지 않아 할 수 없이 한국 계정을 만들었다. 메모리카드를 새로 살까 한참 고민했지만, 비타 초기화를 해 가며 플레이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예전에 메모리카드 에러로 한 번 초기화를 했었는데 그 때도 2회차 3회차 플레이할 수 있었던 세이브 데이터를 날려서 많이 힘들었다. 가지고 있는 비타가 1세대고 7년 정도 썼으니, 비타를 하나 더 들이는 것이 나아 보였다. 품절된 지 오래지만 혹시라도 신품 재고가 있을까 하고 가까운 파트너샵에 전화를 해 봤는데 품절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결국 중고로 2세대를 들이기로 했다. 고민은 후에 더 많은 지출을 불러온다. 지난 번 하늘의 궤적 FC와 SC를 구매하면서 느낀 점이다. 나중에 가격 떨어지면 사야지 하고 내버려 뒀는데 품절이 되어 중고를 웃돈 주고 샀다. (그리고 두어달 이후 물량이 풀려 정상 가격 판매되었다...) 전자기기는 항상 신품만 구매했는데, 중고로 사는 것은 처음이다. 상품평이 제일 많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는 판매자를 골랐다. 좋은 제품이 오기를 기대한다.


- 이전글에 있던 TV(지만 모니터 용도로 주로 사용)는 센터에 가지고 갔더니 메인보드 교체 판정을 받음과 동시에 교체보다는 폐기 후 수리를 권유받았다. 새 모니터를 구입했다(디스플레이는 역시 L*.). 광활한 베젤의 22인치를 쓰다 베젤리스에 가까운 24인치를 쓰니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27인치를 살지 24인치를 살지 한참 고민하다가 돈을 아끼기 위해 24인치를 샀는데 27인치를 샀으면 가뜩이나 좁은 책상에 배치할 자리가 없어서 큰일날 뻔 했다. 전원 및 설정 버튼이 모니터 아래쪽에 숨어 있는데 인터페이스가 불편하다. 다른 구매자들의 리뷰를 미리 보지 않았다면 발견하기도 어려운 곳이었는데, 버튼에 대한 설명은 구매 박스 안쪽에 그림으로만 설명되어 있고 설명서에도 별도의 설명이 없다. CD가 한 장 제공되길래 열어보니 Precatuion / Regulation인데 이걸 굳이 CD로 제공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 목요일 피부과를 다녀온 뒤로 태양을 피하고 있다. 나갈 일이 있으면 해가 진 18시 이후에 나간다. 방에는 암막커튼이 쳐져 있다. 잠을 이룰 수가 없어 뒤척이다 12시간 정도 생체시계가 밀렸다. 낮에 자고 저녁에 일어났다. 뱀파이어가 따로 없다. 얼굴이 가렵거나 따갑지는 않은데 세수를 살살 해야 하는 것과 기름으로 떡지는 피부 위에 재생크림을 계속 발라줘야 하는게 불편하다. 시술의 효과는... 아직 잘 모르겠다.

- 개국본이 주최하는 서초동 집회 S1이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한다. 가 보고 싶었는데 후속 시즌을 기대해야겠다.

 

즐거운 편지 /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잠이 오지 않는 서늘한 새벽, 턱끝까지 포근한 이불을 끌어당기고 누워 있다 머릿속 한 구석에서 끄집어낸 기억. 영화 <편지>에서 박신양이 읽던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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